다가오는 캠핑시즌, 스트레스받는 알박기
이제 장마가 끝나고 날이 더워지면 다들 휴양지를 향해 휴가를 떠나게 될테고 이때부터 가을까지는 캠핑, 글램핑의 성수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름밤은 여름밤대로, 가을밤은 선선한 날씨와 풀벌레소리를 배경으로 하는 캠핑은 지친일상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여가생활일텐데요.
캠핑 문화가 점점 대중화가 되고 캠핑용품시장도 커지고 있고, 그와 함께 당연하게도 캠핑을 할 수 있는 캠핑장을 찾는 것도 큰 관심사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캠핑을 가다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들이 있는데, 더러운 캠핑족들이 떠난 후의 너저분한 자리와 쓰레기, 그리고 캠핑 장 알 박기가 바로 그 보기싫은 장면 중 하나 일 것입니다.
캠핑 장 알 박기란 무엇일까?
알 박기라는 것은 보통 부동산에서 많이 쓰입니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또는 상가 개발 등에 있어서 꼭 필요한 요지, 중요한 입지나 구역을 선점하고 비키지 않으면서 일의 진행을 막는 것을 말합니다. 알 박기의 목적은 그 자리를 필요로하는 사람들, 일을 진행하려는 사람들에게서 그 자리를 비키는 댓가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는 것인데요.
캠핑 장 알 박기는, 금전적 보상보다는 그 자리를 독점적으로 사용하려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캠핑을 하고싶은 사람은 많고 자리는 제한되어 있고, 캠핑 하기에 좋은 자리는 더더욱 소수이니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비키지 않으면서 독점하는 것을 캠핑 장 알 박기라고 합니다.
캠핑장의 좋은 자리는 보통은 사용한 후 떠나고, 그럼 또 다른 사람이 와서 사용하고, 사유지가 아니므로 그렇게 공유형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는데 좋은 자리를 자기 혼자 쓰기 위해서 텐트를 쳐놓고 오랫동안 점거하는 것이지요.
캠핑 장 알 박기의 실태
불법 장기 캠핑 장 알 박기는, 오늘내일 문제가 아닙니다. 몇번 꾸준히 언론에 보도가 된 바가 있습니다. 주로 숲이나 강변, 그리고 해수욕장 인근 캠핑하기 좋은 곳이 대상이 되는데, 한탄강 모래밭이나 경기 연천군 등 캠핑하기 좋은 곳에 불법 장기 알박기를 하고 있는 텐트가 수십개다 라는 보도는 지난 봄, 아니 작년, 그리고 불과 얼마전인 24년 7월 초에도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런 장기 캠핑 장 알 박기의 전형적인 형태는, 텐트를 쳐놓고 오랫동안 치우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텐트는 수십채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텐트라고하면 보통은 하루이틀 캠핑하면서 사용하고 오는 것이라 작은 형태의 별것 아닐 것 같지만, 이렇게 알박기를 해놓은 텐트는 아예 집이나 다름이 없을 정도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루이틀 단기로 잠만 자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꾸며놓았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잘 꾸며놓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가 아닙니다만, 문제는 텐트를 쳐서 점거를 해놓고, 주중에는 아무도 안오고 주말에 와서 자기가 독점하는, 별장과 같은 형태로 사용한다는 것이 문제가 있습니다.
주말에 와서 사용하고 떠날때는 텐트를 철거해야 다른 사람이 또 와서 사용을 할 수 있고, 자기가 또 사용하고 싶으면 다음에 일찍 와서 자리를 점거하고 텐트를 쳐야하는데, 주말에 사용하고 떠나면서 텐트를 철거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고 가니, 다른 사람이 주중에라도 와도 쓸 수가 없고 주말 일찍 와도 사용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이런 장기 텐트 알박기 족들은 저렇게 알박기한 텐트를 친구들에게 빌려준다든지 임대를 한다든지까지 하는, 모두가 함께 사용해야하는 공용 공간을 완전히 반 사유화를 하기까지 하는 것이 문제의 실태입니다.
미관과 쓰레기문제까지 유발
이런 캠핑 장 알 박기 텐트들은, 공유 지면을 사유화하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쓰레기문제와 미관문제도 일으킨다는 점에서 문제입니다. 생각해보시면, 저렇게 알박기를 할만한 곳은 자연환경과 풍광이 좋은 곳인데 그런 곳에 텐트를 주루룩 수십채를 쳐놓으면 보기 안좋고 눈살이 찌푸려질 수 밖에 없고,
사용한 다음 바로바로 떠나면서 뒷정리를 하는 경우들과 비교하면 장기 거주를 하고 다음에 와서 또 쓸건데, 하는 마음이니 정리도 게을리하게되니 지저분하게 쓸 수 있고, 마치 내집 내땅처럼 사용하다보니 쓰레기도 마구 버릴 수 있지요. 또 간단히 하루 묵고가는 경우보다 거의 장기거주를 목적으로 집처럼 사용하다보면 가져오는 물건, 사용하는 물건도 많고 그러다보면 단기로 사용하는 것보다 쓰레기도 많이 나오게 마련이므로 여러모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박기, 근절이 불가능한가? 처벌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캠핑 장 알 박기는 현행법상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정말 답답한 현실이 아닐 수 없는데요.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런 텐트들을 단속한다는건 두 가지 경우가 있겠지요. 첫번째로는 텐트 주인을 찾아서 벌금 내지는 과태료를 물리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 두번째로는 현장에 난잡하게 장기 알 박기가 되어있는 텐트를철거해서 갖다 버리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방법 전부 실행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대체 왜일까요? 설명을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일단, 과태료를 매기는 것 부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과태료를 매기기 위해서는 과태료를 부과받는 대상을 알아야합니다. 그런데 캠핑 장 알 박기 텐트들은, 공무원들이 가면 없다는거에요. 공무원들이 텐트를 단속하러가면 사람이 없어서 단속이 안된다는 겁니다.
사람이 있을때는, 저 여기서 쓰는건데요? 라고 주장하니 과태료를 매기기 어렵고, 사람이 없고 비어있는 텐트만 알 박기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누구건지도 모르고, 연락을 하자니 연락처도 없다고합니다. 저런 장기 알 박기를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연락처를 안남겨놓지요. 그럼 과태료 부과받는 사람에게 전달이 안되었으므로, 과태료를 부과해도 [저는 몰랐습니다 못들었습니다]라고 버팅기면 답이없다는겁니다.
그럼 연락처를 안남겨놓으면, 여기이렇게 오래 사람없이 비워놓으면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입니다 라는 계고장을 텐트에 붙여놓고 오면 어떤가라는 말이 있는데, 그렇게 계고장을 붙여놓으면 다 날아가버리고 바람에 흩어져버려서 마찬가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고 합니다. 그럼 텐트에 핀으로 꽂아놓으면요? 그렇게 꽂아놔도 날아갈 수도 있고, 만약 그럴 경우 사유재산 손괴 같은걸로 주장하면 공무원들이 피곤해진다고 합니다….
결국 그래서 과태료 부과는 어렵고, 두번째로 비어있는 텐트를 치워버릴 수 있어야합니다. 그런데 이것이야말로 단속하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단속 근거규정이 없다고 합니다. 공무원들이 출근할때 가보면 당연히 알 박기한 텐트들에는 아무도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건 못치운다고 하네요.
예를 들면, 버려진 자전거 조차도 마음대로 버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자전거나 텐트나 처리 방식은 비슷하기에 자전거를 예로 말씀드려보면, 사유재산이기때문에, 사전에 고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즉,
- 이 자전거 안가져가시면 갖다 버립니다 라고 몇개월동안 고지를 한 후에,
- 그 다음에 안가져간 자전거를 수거해간 후 또 바로 못버리고 한곳에 모아놓고 얼마동안 보관을 한 후에,
- 그 다음에도 안가져가면 그다음에 비로소 버리게됩니다.
즉 사전 고지 절차가 굉장히 중요한데, 자전거야 아파트 입주민 등으로 고지 대상이 정해져있으니 고지를 하과서 고지의 효과가 있었다 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저런 알 박기 텐트같은 경우는 고지의 대상을 대체 누구로 해야할지 알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 공무원이 그 사람이 나타날때까지 계속 버티고 서있다가 오면 계고를 날려야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지요…인력도 부족하구요. 이래서 캠핑 장 알 박기를 하더라도 전혀 단속을 할 방법이 없었는데,
다만 2023년에 해수욕장법이 개정되면서 이제는 해수욕장에 무단으로 알박기를 한 텐트들은 공무원들이 갖다 치울 수 있다고 합니다!! 해수욕장에서 숙박 자체를 할 수 없게 법이 바뀌어서 그런건데요,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해수욕장일 뿐, 아직까지 계곡이나 강변의 캠핑 장, 산 속의 캠핑장 같은 곳에는 알박기가 발생해도 단속할 근거규정이 없어 실질적 단속이 어렵다고 합니다.
모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캠핑 장 알 박기
장기 차박 캠핑 장 알 박기는, 5월정도 와서 가장 좋은 목을 잡아놓고 9~10월까지 그 텐트를 계속해서 안치우고 유지하면서 마치 자기 개인 별장처럼, 모두가 사용하는 자연환경을 독점을 합니다. 다 돈때문인 것인데요. 돈 내고 세금 내고 하는 유료 캠핑 차박은 안가고, 그런 공짜이면서 풍경좋은 곳에 자기 혼자서 배타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마음으로 그런 짓을 하는 것입니다.
캠핑을 사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두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현상이고, 캠핑에 대한 안좋은 인식마저 가지게 할 수 있는 저런 몰염치한 알박기 행위는 근절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캠핑을 하는 사람들의 도덕적 의식수준이 제고될 필요가 있고,
법적으로도 근거 규정을 만들어서 관련 지자체와 공무원들이 집행을 할 수 있는 집행권원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캠핑 문화의 선진화, 자연 환경의 올바른 보전과 이용으로 이어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즐거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이런 일은 바로잡아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